작품 스틸컷
출연진
배우_장용철, 임진웅, 진태연, 최지욱, 윤봄
제작진
연출가_이성구 / 작가_김민정 / 기획_극단 가변 / 무대디자이너_이윤수 / 음향디자이너_김문 / 조명디자이너_강병주 / 의상디자이너_김정향 / 분장디자이너_이정수 / 무대감독_박창국 / 음향오퍼_김세은 / 연기감독_배우진
작품연혁
소극장 공유페스티벌 참가작
기간 : 2021. 4. 29. ~ 5. 9. (12회)
장소 : 소극장 공유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기획공연
기간 : 2022. 10. 7. ~ 10. 8. (3회)
장소 :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
연출의도
묵직한 주제의식을 가진 잘 짜여진 비극적 서사를 연극을 통해 보다 본질적인 연극성을 지닌 연극을 선보인다. :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부랑아 보호시설 ‘선감원’에 수용되어 짐승으로 다루어지며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채 살아가야 했던 조선인 소년 태수가 자신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자아를 찾아 탈출하는 이야기를 통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가볍고 일상적인 연극들에 비해 잘 짜여진 서사와 강렬한 비극성을 지닌 연극은 그 가치가 돋보일 것이다.
‘데미안’의 적절한 인용을 통해 사건의 고발에만 그치지 않고, 예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 데미안을 만나 성장하는 싱클레어처럼. 타락하고 위선적인 어른의 세계가 아닌 순수의 세계에 머물고 있는 료코와 태수가 서로를 만나 책 데미안을 함께 읽으며 (태수는) 더 나은 세계를 향해 탈출할 만큼 성장하고, (료코는) 선감원의 진실에 눈을 뜬다. 청소년 고전 ‘데미안’의 빛나는 구절을 듣는 것만으로도 관극의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선감학원의 인권유린 상황을 고발한다. : 빈민과 전쟁고아들의 황국신민화를 기치로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선감학원의 인권유린 상황을 고발한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선감학원은 이후 1980년대까지 유지되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선감원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극을 통해 선감원의 존재에 대해 알리고,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
시놉시스
어머니에게 버려지고 거리에서 앵벌이를 하다가 선감원에 수용된 567번은 해안가에서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 일본인 소녀 료코를 구하게 된다. 료코는 선감원의 총관리자인 마츠모토 미노루의 딸로, 마츠코토의 부인 유리코는 567번이라 불린 소년을 생명의 은인이라며 자신들의 집에 초대한다. 한편 선감원의 관리인 이치로는 567번을 데려가려고 함께 방문한 길이다. 그들은 흡사 짐승처럼 567번을 대하고 음식을 개처럼 바닥에 주는 등 짐승처럼 대한다. 료코가 깨어나고 이치로가 567번을 데려가려고 하자 미노루는 선감원생을 잘 교육한 공로를 치하한다며 이치로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한다. 료코는 왜 상을 이치로가 받느냐고 반항하고, 이치로 역시 당사자에게 상을 주는 것이 맞다고 한다. 원하는 걸 말하라고 하는 미노루에게 567번은 료코의 집에서 머물고 싶다고 한다.
567번은 료코의 집에서 지내면서 굶주림을 면하게 되고, 료코는 567번에게 데미안의 한 구절 ‘새는 투쟁하며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플락사스다.’을 읽어주며 자신을 짐승처럼 여기는 567번에게 넌 인간이고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우기 위해 계속해서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567번은 자신도 잘 모르는 사이 변하기 시작하며 번호로 불리는 선감원의 시간 동안 잊어버린 자신의 이름 태수를 기억해낸다. 태수와 료코가 가까워지자 미노루는 이를 달갑지 않게 여기며, 유리코와 료코가 일본에서 붙인 짐을 찾으러 간 사이, 이치로를 불러 태수를 선감원으로 데려간다.
료코는, 쇠사슬에 묶이고 채찍질을 당한 태수를 찾아간다. 태수는 왜 찾아왔냐고 돌아가라고 한다. 료코는 사슬을 풀어주며 보고 싶었고, 선감원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고 말한다. 태수는 료코에게 화를 내며 그렇게 궁금하면 니가 직접 선감원에 들어가 보라며 료코를 선감원 안으로 밀어 넣는다. 료코는 어둠 속에서 선감원의 지옥같은 현실을 몸소 느끼며 비명을 지른다. 료코를 다시 선감원에서 끌어낸 태수는 료코에게 모질게 대한 것을 사과하고, 자신은 이 섬을 떠나 료코가 가르쳐 준대로 ‘인간답게’ 살겠다고. 짐승으로 살아야만했던 시간으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알에서 나온 새가 알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일은 없으니까.’ 태수는 그 말을 남기고 료코를 떠난다.
태수가 떠난 뒤, 료코를 찾아나선 미노루와 이치로 그리고 유리코는 료코를 발견하고 달려온다. 태수가 끝내 죽고말 것이라고 말하는 이치로에게 결별을 선언하는 료코. 료코가 지난밤 선감원에 들어가 정조를 잃었음을 짐작케하는 말을 하자 화가 난 아버지 미노루는 이치로의 총을 빼앗아 료코를 겨눈다. 이를 말리려던 유리코가 총을 맞아 사망한다. 미노루는 이 사고를 도망친 태수에게 뒤집어 씌우자고 하지만 이치로는 거절한다.
어머니 유리코의 관을 껴안고 울고 있는 료코의 집으로 이치로가 찾아온다. 살인 혐의로 미노루를 체포하러 온 길인데,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미노루는 자신의 목을 맨다. 료코는 태수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자, 태수가 짐승의 시간을 벗어났음을 느끼고, 태수를 짐승 취급하던 자신의 가족들이 오히려 짐승의 시간으로 끌어내려져 있음을 느낀다. 료코는 데미안의 구절을 암송하며 창밖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바라본다.